서울 지하철 6호선
지금은 새천년의 시대.
당신은 원래 평범한 가게 주인이었다. 대출을 받아 연 가게에서 장사를 하던 당신은 한강의 기적 버프를 받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것이라 생각했다.
...IMF가 당신의 직업을 앗아 갈 때까지.
당신은 21세기가 오는 것이 기쁘지 않다. 가족과 이혼하고 혼자 신내동 단칸방에서 가난하게 살며 일수꾼에게 시달리는 당신은 구제도 받지 못하여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.
너 : “이 망할 놈의 세상!”
그러던 어느 날, 낡아버린 휴대폰으로 누군가가 전화를 건다.
너 : “여보세요?”
??? : “신내동에 사는 너, 흥미로운 것 하나 해볼 생각 없나?”
너 : “???”
전화기 너머의 누군가는 제안을 하나 한다.
??? : “신내역 근처에 폭탄 가방을 두겠다. 그걸 가지고 이번에 개통한 6호선 응암역 화장실에 갖다 두고 와라. 그럼 네가 가진 10억의 빚을 탕감할 만한 돈도 많이 주고 신변을 보호해주지.”
너 : “뭐야? 그걸 어떻게… 너 북한 간첩이지?”
??? : “아니다.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도, 북한 정부도 원하지 않는다. 이 반도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고 싶을 뿐이고, 너 같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똑같은 사람들이다. 신내역 건물 왼편 풀밭 근처에 쓰레기통이 하나 있는데, 거기에 300만원 선금과 폭탄이 든 종이백을 두었으니 3시간 내로 결정해라. 응암역의 순환선 방향 승강장에서 북쪽에서 첫 번째 쓰레기통에 폭탄을 넣어라. 지시사항은 종이백 안 메모지에도 있다.”
당장 내일의 돈이 급한 당신은 즉시 신내역으로 반신반의하며 달려갔다.